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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글쓰기의 기술
김익수 지음
하이파이브/2004년 9월/227쪽/10,000원
누구나 글을 잘 쓸 수 있다
글쓰기는 재능을 타고나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글쓰기에 있어 천재성의 비율은 1퍼센트도 넘지 않는다. 1퍼센트의 타고난 천재들도 99퍼센트의 노력을 통해 세계적 문장가가 되었다. 그리고 글쓰기 입문 과정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글쓰기가 두렵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하지만 경륜이 높은 작가들도 두려움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두려운 것이 무엇인지를 정말로 아는 기성작가들의 ‘두려움’은 글이 갖는 의미와 소중함, 독자에 미치는 영향, 애정, 프로 근성 등이 한데 어우러져 겸손하게 표현된 것이다. 두려움은 반복된 훈련 과정 속에서 서서히 줄어들게 된다.
나는 외부 강의를 나갈 때마다 ‘글쓰기는 마지막 1퍼센트다’라고 강조한다. 글쓰기를 배우는 데는 까다로운 자격요건을 갖춰야 한다. 글에 임하는 자세에서부터 사물을 보는 관점, 보편타당한 가치 기준과 그것을 헤아릴 줄 아는 눈, 글이 사람을 해칠 수도 있다는 자각까지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 글쓰기가 마지막 1퍼센트여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렇게 해야 좋은 글을 뽑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글은 발로 재료를 수집하고, 머리로 조합하고 정리하며, 가슴을 담아 쓰는 것이다.
그리고 사고를 정리하고, 명상을 즐기는 이들에게서 응집력이 뛰어난 좋은 글들이 나온다. 그런 의미에서 ‘글은 생각의 덩어리’라고 할 수 있다. 글은 인간의 오감을 번갈아가며 등장시키는 거대한 너울처럼 모든 감각을 대체할 수 있는 도구다. 그래서 글에는 생명이 있고 감정이 존재한다. 육아(育兒)에서도 글과의 만남을 조심스럽게 여기는 것은, 글이 세상과 통하는 통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생각을 고스란히 옮겨놓을 수 있도록 진지하게 지도하고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다.
또 실수와 반성, 자기 성찰의 과정을 거쳐야만, 글이 정서를 담는 그릇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래야만 펜을 어떻게 놀려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비즈니스 관점의 커뮤니케이션이란 것도 결국 이런 호응관계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따라서 글을 쓰기 전에 읽는 상대가 누구인지 파악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상사의 성격이 급한지 느린지에 따라, 결론을 앞에 둘지 뒤에 둘지, 짧고 간결하게 쓸 것인지 길고 구체적으로 쓸 것인지도 결정할 수 있다. 이처럼 비즈니스 글쓰기는 사안의 성격과 대상에 따라 글의 골격과 분량, 구성 방법을 달리 적용해야 한다.
아울러 관찰자적 시각으로 쓴 글은 독자를 촘촘한 그물망 안에서 도취되게끔 하고, 그들을 새로운 세계로 안내한다. 관찰자가 되라는 것은 사물이나 사람 등 대상을 바라볼 때 충분히 고민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글쟁이들은 관찰한 내용에 대해 다양하게 의미를 부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따라서 다양한 글을 쓸 수 있으려면 생각의 틀을 넓혀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사고력 향상을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매사에 논리적으로 사물을 대하고 깊이 있게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정돈된 형태로 기록해 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그리고 글을 잘 쓰자면 많은 요건들을 갖추어야 하는데, 그 중 하나는 글쟁이에게 ‘분석가적 자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어떤 글이든, 그 대상을 파악하고 다각적으로 분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분석적인 자질은 사물을 세심하고 꼼꼼하게 들여다보는 관찰 습관을 통해서 기를 수 있다.
또 글쓰기에 있어서 편식은 금물이다. 특히 입문자들은 분야를 가리지 말고 좋은 글을 많이 읽고(多讀), 써보는(多作)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정독하고 다독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입문자에게 권하고 싶은 읽기 훈련법으로 쉼표 하나도 빠뜨리지 마라. 단어 하나, 쉼표 하나까지 눈에 넣어가며 읽는 것이 좋다. 둘째, 상황 묘사를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살펴라. 좋은 묘사를 모방하면 더 좋은 창조를 할 수 있다. 셋째, 문장부호를 눈에 넣어라. 잘 쓰여진 문장부호들은 보조수단이라는 가치를 넘어서 상황을 더욱 재치 있고 가치 있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 넷째, 글 고유의 색채를 찾아라. 글에도 저마다 독특한 색깔이 있다. 그 독특한 색채들을 탐구하는 것은 독서의 또 다른 묘미가 된다.
다섯째, 다양한 분야의 글을 읽어라. 타인의 좋은 글을 감상하는 것은, 좋은 글을 쓰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여섯째, 주제를 어떻게 어필하는지 살펴라. 주제를 떠받치고 있는 ‘보좌관’(뒷받침 문장)들을 살펴봄으로써 다양한 글쓰기 방식을 터득할 수 있다. 일곱째, 제목과 소타이틀을 관찰하라. 제목 달기는 사실 본문을 쓰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 여덟째, 좋은 문장은 메모하라. 메모는 글쓰기의 핵심재료가 된다. 책이나 신문을 읽으면서 밑줄을 긋거나 메모하기를 생활화하는 것은 훗날 멋있는 글들을 쏟아내는 밑천이 된다. 아홉째, 맞춤법을 익히고 단어를 학습하라.
핵심을 깨우치는 글쓰기 기초
글을 쓰게 되는 과정을 순서대로 살펴보면 ‘구상 → 청사진 연상 → 주제어 연상 → 1차 컨셉 도출 → 자료조사 → 가주제 선정(2차 컨셉 도출) → 자료조사/취합 → 참주제 선정(컨셉 확정) → 구도 구상 → 글쓰기 → 자료․사례 보완 →탈고(퇴고) → 수정(교정/교열) → 최종 탈고’의 순이 된다. 이를 짧게 구분하면 ‘생각한다 → 조사(구성)한다 → 쓴다’가 된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첫째 단계는 구상 단계이다. 새로운 업무를 지시받았거나 누군가로부터 문서 작성을 지시받았을 때, 우리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이다. 순간적으로 떠올려진 이미지는 그것으로부터 하나의 이미지 맵을 만들어가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구상’이다. 구상은 잠재의식 속에 내재되어 있다가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것이므로, 경험치에 따라 제각기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많은 체험과 경험이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둘째 단계는 청사진 연상 단계이다. 순간적으로 떠오른 이미지는 정형화된 것이라기보다 추상적이고 불확실하며 자연스런 것이다. 따라서 목표에 걸맞는 이미지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미지를 인위적으로 연결시켜 떠올릴 필요가 있다. 이런 작업이 ‘청사진 연상’이다. 셋째 단계는 주제어 연상 단계이다. 머리를 번뜩 깨이게 하는 청사진이 떠올랐을 때, ‘아! 바로 그거야!’하고 외치게 되는 순간,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말이 바로 ‘연상 주제어’이며, 연관성 있는 추가 이미지를 계속해서 떠올리며 ‘주제어’로 승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좋은 주제를 찾기 위해서는 평상시 관찰력을 키우고, 사고력과 비판력을 키우며, 생각의 끈을 늦출 필요가 있다.
넷째 단계는 1차 컨셉 도출 단계로, 쓰고자 하는 ‘글의 컨셉’을 찾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다섯째 단계는 자료조사 단계로, 자료조사는 ‘아! 그 주제 괜찮다!’하고 생각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자료조사는 인터넷이나 도서관을 통해, 취재를 통해, 인터뷰를 통해, 또 여행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다. 방법은 목적하는 자료를 자신의 노하우를 통해 최대한 빠르고 깊이 있게 찾아내는 것이다. 여섯째 단계는 가주제 선정(2차 컨셉 도출)으로, 자신의 기존 컨셉을 ‘확인’하고 ‘보강’하는 단계이다. 일곱째 단계는 자료조사/취합 단계로, 2차 컨셉 도출 상황에서 자료조사 과정이 다시 요구되며, 아울러 확보된 자료를 영역별, 종류별, 성격별로 취합하고 분류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덟째 단계는 참주제 선정(컨셉 확정)이다. 컨셉이 확정되었다는 것은, 그것이 갖는 가치와 설득력에 확신이 있고, 이에 따른 자료도 충분히 확보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남은 것은 이것을 어떻게 풀어 쓸 것인가 하는, 글의 전개방식을 고민하는 것뿐이다. 좋은 주제는 세 가지 요건 - 자신이 직접 경험하거나 충분히 알고 있고, 여러 사람이 공감할 수 있으며, 객관적 가치를 벗어나지 않는 - 을 갖고 있다. 나쁜 주제는 추상적이거나 허황되고, 작가의 경험적 사고가 깃들여지지 않은 주제 등이다.
아홉째 단계는 구도 구상 단계이다. 구성을 잘하려면. 첫째, 앞뒤를 세워야 한다. 즉 짤막한 글이라도 글을 쓰게 된 이유와 배경, 생각들을 신중히 판단해 구도를 짜야 한다. 둘째, 동일한 재료라도 그것을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사뭇 내용이 달라지므로, 어떤 각도로 볼 것인가를 고려해야 한다. 셋째, 서두가 매우 중요하다. 서두는 너무 덤비지 말고, 너무 기이하게 하려 하지 말고, 평범하게 쓰고자 하면 된다. 넷째, 초점이 있어야 하고, 전체의 통일과 조화가 중요하다. 다섯째, 서두가 중요한 만큼 결말도 중요하다. 결말은 전문에 균형이 잡히도록 과분한 기기(奇技)에 빠지지 않아야 하고, 또 지나친 극적 종결에의 야심을 갖지 않도록 너무 미약하지 않아야 한다.
여섯째, 제목은 독자의 구미를 끌만한 매력이 있어야 하지만, 매력에 빠져 내용과 동떨어져서는 안 된다. 또 참신미를 갖도록 해야 한다. 구성은 단계성(기/승/전/결의 네 단락을 연결성 있게 처리하되 각각의 테마에서 하고자 하는 말을 색깔 있게 표현해 내야 하는 것), 통일성(글은 말하고자 하는 내용과 주제가 일치해야 하는 것), 응집성(독자가 첫 문장에서 마침표까지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듯 줄기차게 읽어 내려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있어야 한다.
열 번째 단계는 글쓰기인데, 글쓰기는 이상의 과정을 모두 거쳤을 때 쓰는 것이 좋다. 그래야 구성이 탄탄한 글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글쟁이 중, 많은 사람들이 앞의 과정들을 모두 건너뛰고 곧바로 글을 써내려가기도 한다. 그러면서 구상하고, 자료를 찾고, 컨셉을 세워나가면서 글을 완성한다. 하지만 이들에게는‘무엇을 쓸 것인가?’에 해당하는 ‘컨셉’은 이미 확보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 글쓰기 할 때는 적절한 단어와 어휘를 선택하고, 문장 쓰기의 기본 원칙 - 정확성, 경제성, 도어/반복어의 회피, 적절한 비유 활용 - 을 준수해야 한다.
열한 번째 단계는 자료와 사례를 보완하는 단계이다. 초고(礎稿)가 완성본이 되려면 내용을 보완하고 사례를 덧붙이는 과정이 추가로 필요하다. 열두 번째 단계는 탈고(퇴고)이다. 탈고란, 글의 마지막 마침표를 찍는 순간에 붙여지는 이름이다. 탈고는 부가의 원칙, 삭제의 원칙, 구성의 원칙 등 탈고의 3원칙에 맞추어 진행해야 하는데, 글의 전체를 읽어내려 오면서 글의 짜임새와 목적(주제)의 적합성, 문단 사이의 연결성 등을 최종적으로 점검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열세 번째 단계는 교정/교열 단계이다. 교정/교열은 단어, 문장, 문단의 오류를 찾아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행여 독자가 작가의 의도와 정반대로 해석할 여지는 없는지 까지 점검하는 ‘총체적인 오류 점검’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열네 번째 단계는 최종 탈고이다. 이상의 모든 과정을 거치게 되면 비로소 하나의 완성품이 탄생하게 된다.
지금까지의 작업 과정은 모두 ‘주관적’인 것이다. 글이 얼마나 잘 쓰여졌고, 가치 있으며, 상대를 어느 정도나 설득할 수 있는지는 오로지 독자들이 판단할 문제이다. 게다가 보고서와 같은 비즈니스 문서는 한 두 사람의 상사에 의해 이러한 판단이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다. 글에 철학과 열정, 뚜렷한 근거, 설득력 있는 가치가 모두 담겨져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데 있다.
글쓰기 두려움을 떨쳐내는 최선의 방법은 ‘일단 쓰는’것이다. 무엇을 쓸 것인가 고민하지 말고, 잘 써야겠다는 생각도 하지말고 일단 써보도록 하자. 그냥 생각나는 대로 적어라. 아침에 일어나서 회사에 출근한 일, 옆 동료와 잡담한 일, 마누라와 대판 싸운 일 등 주제가 뭐든 전혀 관계없다. 두서가 없어도 좋고, 도저히 읽을 수 없는 형편없는 내용이어도 상관없다. 그저 부담 없이 편하게 써라.
또 글은 최대한 쉽고 단순하게 써야 한다. 이것이 KISS(Keep It Simple, Stupid)의 법칙이다. 왜냐하면 내가 아닌 상대방이 내용을 이해해야 하고, 이를 통해 설득의 커뮤니케이션을 극대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쉬운 글은 쓰기 위해서는 전문용어를 남용하면 안 되고, 신문기사 수준의 단어(일반적으로 중앙지는 중학교 3학년, 경제지는 대학 2학년 정도의 수준)를 적용해야 하며, 단문 위주로 글을 쓰고, 문단도 짧게 쓰고, 군더더기는 제거하고, 그림/도표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글도 문장마다 어휘가 풍부하게 배어 있어야 독자의 심금을 울릴 수 있다. 그리고 두말 할 나위 없이 어휘력은 다독(多讀)을 통해서 배양할 수 있다. 어휘가 풍부해지면 말장난 같은 ‘글장난’을 칠 수 있는데, 이는 독자를 지루함에서 건져내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여기에 활용되는 것이 동음이의어(同音異議語:음은 같으나 뜻이 다른 말), 다의어(多義語:여러 가지 뜻을 가진 말), 유의어(類義語:뜻이 비슷한 말), 반의어(反意語:반대되는 뜻을 지닌 말) 등이다. 다음의 사례를 참조하라. ‘피자 먹고 가슴 피자!, 파란닷컴, 파란 일으킬 수 있나?, 눈 오는 날 그와 눈이 맞았다, 배를 탔더니 배가 아파!’
그리고 제목은 언제나 눈에 띄고 간결해야 한다. 그러자면 글자 수를 최대한 줄여야 하는데, 상황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최대 15자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제목은 크게 두 가지다. 추상적인 제목과 구체적인 제목, 추상적인 제목은 ‘대표적인 이름’을 부각한 것이고, 구체적인 제목은 ‘주제가 담긴 제목’이다. 예컨대 ‘성공하는 리더의 10가지 특징’과 같은 제목이 있을 수 있고, 간단히 ‘리더’라는 제목이 있을 수 있다. 출판시장에서 후자와 같은 제목들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업무 문서에서 제목을 추상적으로 다는 것은 금물이다. 상사를 보다 빠르게 이해시키고 설득하려면 이보다는 ‘주제형 제목’을 택하는 것이 좋다.
가장 좋은 글이란 물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읽히는 글이다. 자연스러운 글이란, 쉽게 말해 말하고자 하는 글의 내용이 끊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것을 말한다. 때문에 문단마다의 연결고리를 잘 찾아 이어주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좋은 글들을 많이 읽어보는 것으로 어느 정도 훈련이 가능하다. 그러나 글을 자연스럽게 만들기 위해 ‘반강제적으로’연결고리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또 믿음직한 글은 객관적이고 중요한 사실들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글이라 할 수 있다. 어떠한 사실을 구체화시키는 것은 그 내면에 담긴 핵심을 반드시 짚어야 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사례, 배경, 원인, 과정, 인물, 시간 등 상황을 객관화할 수 있는 재료를 모으되, 재료가 사실적인 것인지를 검토해야 한다. 신문기사가 육하원칙(5W1H)에 입각하여 작성되는 것도 사실을 구체적이고 객관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결국 독자를 얼마나 신뢰하게 만드는가 하는 것이 포인트가 되는 것이다.
아울러 글은 장(章․Chapter)이나 절(節․Section)과 같은 단위로 구성돼 있다. 문단은 이러한 중간 단위를 형성하는 생각의 덩어리이다. 문단은 생각의 덩어리이기 때문에 구분하여 써야 하는데, 이때 사용되는 것이 ‘행 바꾸기’이다. 행을 바꾸는 것은, 묶음으로 처리된 생각의 덩어리를 이해하기 쉽게 하고, 지루한 느낌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다. 보고서든 소설이든 논문이든 독자의 대화를 제대로 하려면 문단 길이를 적당하게(최대 7-8줄 내외) 줄이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간혹 수동태나 부사, 접속사는 절대로 쓰지 말라고 말하는 작가들이 있다. 그러나 문장의 표현방식은 상황에 따라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좋다. 예컨대 수동태가 꼭 필요하고 적절한 표현일 경우가 있다. 다음 사례를 살펴보자.
나는 그녀를 오랫동안 지켜보아 왔다. 그녀는 매우 쓸쓸하고 외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고,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하는 자신을 냉소적으로 바라보곤 했다.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던 날, 나는 창 밖을 바라보는 그녀 곁으로 다가가 조용히 말했다. “활기를 되찾아. (너는) 나의 관심을 받고 있잖아.”
위의 경우에 굳이 능동태로 표현하자면 ‘내가 너에게 관심을 주고 있잖아.’정도의 표현이 되는데, 어딘가 불완전하고 어색한 느낌을 주게 된다. 이보다는 역시 수동태가 더 자연스럽다. 부사와 접속사의 경우도 문장이 허락하는 구간에서는 부담 없이 쓰는 것이 좋다.
한편, 필자는 베껴 쓰기가 장려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적질로서의 베껴 쓰기가 아니라, 글쓰기 입문자들을 위한 학습용 베껴 쓰기를 장려하자는 얘기다. 베껴 쓰기는 신문사에 갓 입사한 인턴사원들이 즐겨 쓰는 학습 방법인데, 그 첫째 이유는 문장 구조를 이해하는 데 있어 이만한 훈련법이 없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이유는 문장의 골격을 어떻게 포착할지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 이유는 잘 쓰여진 글들을 분석하면서 나만의 라이팅 스타일을 계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일물일어법칙(하나의 사물을 표현하는 데는 하나의 단어가 있을 뿐이다)과 동어회피원칙(중복된 표현은 피하라)은 글쓰기가 얼마나 어렵고도 매력적인 일인가를 보여준다. 구체적으로 보면 일물일어는 ‘문장 내에서 가장 적합한 단어는 하나밖에 없으므로 이것을 찾으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반면 동어회피는 일물일어에 비해 다소 미적인 감각을 강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비즈니스 관점에서 단어의 중복보다 중요시되는 것은 매출일 수 있다. 그렇다면 비즈 라이팅도 그 목적을 따르는 것이 옳다. 동어회피의 원칙을 준용하되,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또 짧고 간결하게 쓰라는 것은, 글쓰기에 있어 기본 같은 얘기다. ‘서라!’, ‘설 것!’따위 보다 ‘섯!’이 더 강렬하게 와 닿는 것처럼, 표현을 줄일수록 주장을 강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반드시 그렇게 쓰라는 것은 아니다. 짧고 간결하게는 상대방에 따라 응용돼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을 전제로 하는 모든 글들은 필요한 내용들이 필요한 만큼 열거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여기에서 벗어난 너무 짧거나 너무 긴 글은 상대방을 짜증나게 만든다.
비즈 라이팅(Biz Writing)에 처음 입문하는 사람들이 훈련하기 좋은 문장은 단문이다. 단문은 말 그대로 문단 안에서의 개별적인 문장을 하나의 ‘주어+동사’형태로 마무리 하라는 것이지, 글자체를 짧게 쓰라는 것은 아니다. 단문이라고 해서 부연설명이나 배경, 의미, 기대 효과, 결언 등까지 생략하라는 것은 아니다. 단문은 글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묘한 기운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너무 건조한 단문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단문의 함정에서 빠져나오는 길이다. 제목은 글쓰기의 80퍼센트 이상을 먹고 들어간다. 따라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글의 중심)을 짧고, 강하게 부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다음의 예를 살펴보자.
‘핑클, 집안싸움’이런 제목이 스포츠신문 머릿기사로 큼지막하게 붙었다. 기사 내용은 핑클이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면서 멤버들이 선의의 경쟁을 하였다는 것인데, 독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제목을 자극적으로 뽑은 것이었다. 제목의 강도에 비해 내용의 사실성이 떨어지면 허탈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독자들이 내용을 읽지 않고 제목만 훑고 지나간다는 점을 상기할 때, 이 제목은 일단 독자들을 유인하는 데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보고서 등 업무 문서에서 제목을 인위적으로 비트는 것은 위험하다. 사실과 다른 제목을 뽑음으로써 올바르지 못한 의사전달을 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위의 사례를 소개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제목 뽑기에 약하고, 신문이 그러한 부분을 충족시켜 주는 데 좋은 교과서가 되기 때문이다.
상대를 사로잡는 비즈니스 글쓰기
비즈 라이팅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업무 효율성과 지식을 극대화하는 비즈니스 글쓰기’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를 분야별로 나열하면, 각종 문건 및 서식으로는 사업 계획서, 투자 요청서, 기획서, 보고서, 품의서 등이 있고, 제품 관련하여서는 제품 설명서, 웹 매뉴얼 등이 있으며, 광고/홍보 관련하여서는 브로셔, 카탈로그, 기타 광고홍보물의 Copy Writing, e-mail Writing 등이 있다. 또 행사/이벤트 관련하여서는 연설문, 인사말 등이 있고, 기타 사보, 뉴스레터, 연감 사사 등이 있다.
우리는 ‘필통(筆通)의 시대’(글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의 시대)를 살고 있다. 글은 의사전달이 일차적인 목적이다. 하지만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면 ‘상대방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설득할 것인가’가 더욱 중요하다. 이는 비즈 라이팅이 ‘문법적인 글쓰기’와는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차원에서 비즈니스맨은 몇 가지 필통 스킬 - 상대를 먼저 관찰하고, 설득력 있는 명분을 준비하며, 회사 경영방침, 조직 의사가 부합되는지 살피며, 결론을 먼저 쓰고, 한눈에 읽게 하며, 설득의 가치를 높이고, 격식을 갖추고, 쉬운 문장을 택하는 - 을 갖추어야 한다.
글에 격식이 있는 것처럼 문서 양식에도 격식이 있다. 비즈니스 문서를 작성 주체에 따라 분류하면 공문서와 사문서가 있고, 유통 대상에 따라 분류하면 대내문서, 대외문서, 전자문서가 있으며, 문서 성질에 따라 분류하면 법규문서, 지시문서, 공고문서, 비치문서, 민원문서, 일반문서 등이 있다. 아물러 문서번호와 분류기호를 적는 것도 나름의 규칙이 있다. 문서관리는 문서의 보안차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는데, 점차 그 적용 기준이 강화되는 추세에 있다.
기업조직을 크게 세 부류로 나누어 보면, 경영자, 중간관리자, 실무자로 나눌 수 있는데, 이러한 역할에 따른 구분은 비즈 라이팅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왜냐하면 피보고자의 직급에 따라 문서에 대한 권한과 해석, 이해의 차이가 분명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영자의 경우 설득에 맞추고, 중간관리자의 경우 설명에 맞추며, 실무자의 경우 교육에 맞추어 전개하는 것이 좋다. 결국 상대방이 누구이고, 어떤 내용을 보고하려는 것인지에 따라 설득 논리를 달리 적용하여야 한다.
신문의 기사는 사실을 다루지만, 흥미와 선정성을 가지고 있다. 이에 반해 보고서나 제안서와 같은 업무문서는 사실성, 정확성, 명확성, 객관성, 가치, 설득 등이 주된 가치판단 기준이 된다. 물론 상사를 보다 효과적으로 설득하기 위해 제목과 부제 등으로 내용을 흥미롭게 구성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과장하거나 선정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좋지 않다. 비즈 라이팅에 있어 결론과 함께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반드시 해결책을 함께 제시하라는 것이다. 이러한 해결책은 보고문서의 결론이 아닐 수 있지만 보고를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멋있는 제목과 결론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이 된다. 또 하나의 문건에는 하나의 사실만 담는 것이 좋다.
신문의 전형적인 보도기사를 일명 ‘스트레이트(Straight)’라고 부른다. 군더더기 없이 일직선으로 사실적인 내용만 다룬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이 스트레이트 기사의 문장 구조는 역삼각형으로 중요한 사실일수록 앞부분에 둔다. 비즈니스 문서도 역삼각형 구조를 갖추는 것이 상대방을 보다 빠르게 설득하는 방법이 된다. 하지만 모든 비즈니스 환경에서 역삼각형 구조가 반드시 올바른 것은 아니다. 주어진 상황과 상대의 성향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두괄식 문장을 쓸 때는 먼저 작성하려고 하는 내용에서 가장 비중이 큰 핵심을 찾아, 그것을 첫 문장으로 작성하면 된다. 결론을 앞에 쓰게 되면, 핵심 내용을 빠르게 전달할 수 있고, 설득력을 배가시킬 수 있다. 특히 긴급을 요하는 중요한 문서일수록 간결하고 심플한 결론을 앞부분에 두어야 한다. 그러나 모든 비즈니스 글쓰기에 있어 반드시 결론이 앞에 와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문서의 종류와 상황에 따라 결론을 뒤에 쓰는 것이 모양새가 좋은 경우가 많고, 또 결론이 필요 없는 비즈 라이팅 분야도 많다. 따라서 문서의 성격과 주어진 상황, 상대방에 따라 달리 적용되어야 한다.
흔히들 글쓰기에는 왕도가 없다고 한다. 중국 송나라의 명문가였던 구양수도 ‘글쓰기에 있어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의 3다(多)가 중요하다’는 말을 남겼고, 오늘날 많은 학자들도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각종 공문과 보고서 등 비즈니스 문서를 쓸 때만이라도 보다 쉽고 빠르게 글 쓰는 방법을 제시해 줄 수 없을까 고민하였는데, 일정 부분 접근이 가능한 해법을 찾았다고 생각되어 소개하고자 한다.
컨셉을 맞추면 글쓰기가 쉬워진다는 것이다. 비즈니스맨들이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진짜 이유는, 문장력 때문이 아니라 상사 또는 조직이 원하는 글의 컨셉(글감)찾기에 실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컨셉의 오류를 줄이는 방식으로 글쓰기를 배운다면, 보다 쉽고 빠르게 비즈 라이팅을 터득할 수 있다. 컨셉 100점짜리 보고서는 문서 양식에 충실함으로써 가능해진다. 대부분의 공문서는 서론, 본론, 결론의 3단 구성으로 되어 있고, 중간 허리에 해당하는 본론 부분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을 담고 있으므로, 중괄식 문장구조라 할 수 있다. 결국 컨셉이 빗나간다면 본론 부분에서 빗나가는 것이므로, 이 부분에 정확한 잣대를 들이대는 훈련을 통해 글쓰기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인터넷이 발달했음에도 여전히 오프라인의 DM(Direct Mail) 형식의 우편물 배달을 고집하는 곳들이 많다. 유치원 원장의 애정 어린 편지가 그렇고, CEO가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가 그렇다. 시대가 변했지만 편지지로 받아보는 편지는 언제나 정감이 간다. 오늘날 동양생명에 흡수 합병된 태평양생명은 이런 형태의 비즈니스 레터를 통해 회사 인지도를 크게 높인 바 있다. 이 회사는 90년대 중반 전국적으로 돌풍을 일으킨 ‘아빠사랑 캠페인’을 통해 당시 보험업계 중위권이던 회사 인지도를 전국적으로 크게 높이는 발판을 마련했다. 고객들은 이처럼 ‘신선하고 차별화된 것’에 관심을 갖는다.
그리고 전자문서는 제목만으로 개봉 여부를 결정한다. 중심 주제어를 제목에 담아 보내되, 제목 앞에 대괄호로 발신자명을 넣는 등, 발신자 표기를 정확하게 하는 것이 좋다. 효과적인 전자문서 작성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핵심 내용을 전달하라. 둘째, 본문은 짧게 써라. 하지만 ‘바늘도 안 들어갈 사람’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건조해서는 곤란하다. 셋째, 반드시 교정 후에 전송하라. 넷째, 효력 있는 안건은 공식 문서를 활용하고, 중요한 항목은 구분하라. 다섯째,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라. 메시지를 전송하기 전, 최종적으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읽어볼 필요가 있다. 여섯째, 문서 검수 과정을 거쳐라. 일곱째, 재차 확인하고, 제목에 신경 써라.
일반적으로 제안서를 작성할 때는 다음 사항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첫째, 헤드카피를 실질적이고 상징적으로 부각시킨다. 둘째, 핵심 제안 사항을 먼저 기술한다.(핵심 제안 -> 세부 제안 -> 보충 자료). 셋째, 단순, 간단하게 이해될 수 있도록 한다. 넷째, 추상적인 비유, 우회적인 사례를 피한다. 다섯째, 도표나 벤다이어그램과 같은 효과적인 그림을 활용한다. 이중 헤드카피는 제안서를 순간적으로 부각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보도자료를 배포하게 되는 경우는 회사와 관련하여 중대한 이슈가 있거나, 제품ㆍ서비스가 새롭게 출시되었을 때, 기타 홍보ㆍ마케팅의 관점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것이 사익에 보탬이 된다고 판단될 때 등이다. 이중 홍보ㆍ마케팅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경우는 오로지 보도자료 배포를 위해 ‘이슈거리’를 만들기도 하는데, 이것이 광고보다 효과가 좋다고 알려진 ‘MPR’(언론매체를 겨냥한 마케팅 PR활동)이다. 이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기자들의 속성을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 기자들은 일단 바쁘다. 따라서 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보도자료를 만들어내려면, 철저하게 그들의 직감에 부합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자들은 보도자료 배포 의도가 그다지 불순(?)하지 않고, 자신들이 좋아하는 이상의 유형에 포함된다고 여겨지면, 스스로의 판단으로 기사화한다.
결국 보도자료는 기자들이 좋아하는 역삼각형(두괄식)의 신문 기사체에, 명확한 근거와 사실적인 내용이 객관적이고, 오류 없이 작성되어지는 것이 가장 좋다. 아울러 홍보를 위해 내용을 과장되게 부풀리거나 산만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사화할 수 있는 적합한 아이템과 그에 따른 객관적인 사실들만 담겨 있으면, 성공하는 보도자료 작성문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매뉴얼과 제품 설명서는 비즈 라이팅 중에서도 테크니컬 라이팅의 범주에 속한다.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라면, 반드시 사내에 테크니컬라이터를 포지셔닝해 두어야 한다. 테크니컬 라이터가 필요한 이유는, 그래야만 고객을 제대로 이해시키고 설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매뉴얼과 제품 설명서는 최대한 사용자 지향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강조되는 것이 바로 목차이다. 매뉴얼과 제품 설명서는 목차를 통해 사용자들과 대화를 한다. 목차를 구성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무엇이 담겨져야 하는지, 사용자들이 무엇을 궁금해 하는지를 나열하면 된다.
MECE(Mutually Exclustive Collectively Exhaustive)는 분석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맥킨지식 과제 접근 방법이다. 과제를 철저하게 해부하고, 분리하는 것이 MECE의 핵심인데, 바로 이런 접근 방식이 각종 자료를 조사하여 분류, 취합해야 하는 글쟁이들에게 도움을 준다. MECE를 통해 우리는 쓰고자 하는 글 내용의 핵심과 주변부를 쉽게 가려낼 수 있고, 이를 통해 내용의 중복, 누락 없는 글을 만들어낼 수 있다. MECE 분석 방법은, 우리가 어떤 대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하나의 글로 구성하는 데 있어서도 괜찮은 사고의 모델이 된다고 보여 진다.
글은 잘못 쓰여지면 중대한 커뮤니케이션의 오류를 낳을 수 있고, 이는 기업에 심각한 피해를 끼칠 수 있다. 기업이 비즈 라이팅 조직을 심각하게 고려하여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기업 내부에 라이팅 조직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먼저 ‘CWO(Chief Writing Officer)'를 선임하는 것이 좋다. CWO가 선임되었다면 다음에는 사업부별, 팀별, 직급별로 문서 작성 및 관리 기준을 부여하여 전사적으로 글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을 극대화하고, 문서 관리 및 보호 체계를 보다 명확하게 구분하는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 이렇게 CWO를 정점으로 라이팅 전담부서가 신설되면 기업 전반의 문서 관리와 문서 보호, 문서 검수, 지식 글쓰기가 한꺼번에 가능하게 된다.
필통(筆通) 90일 작전
필통 90일 작전은 ‘글쓰기를 빠르게 배울 수 없을까?’고민하는 비즈니스맨들이 글쓰기 기초상식을 단기간에 체험적으로 습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안해 낸 것이다. 1단계(1개월차)는 글 구조를 파악하는 단계로, 먼저, 신문을 베껴 쓰는 연습을 하도록 해야 한다. 요령은 스트레이트 기사를 쉼표 하나 빠뜨리지 말고, 원고지에 일기 쓰듯 매일같이 베껴 쓰는 것이다. 다음은 신문을 정독하는 연습이 필요한데, 요령은 분야를 가리지 말고, 쉼표 하나까지 하루도 거르지 말고 정독해야 한다.
2단계(2개월차)는 리라이팅(Re-Writing)하는 단계로, 요령은 스트레이트 기사를 자신의 주관을 덧붙여 수정, 작성하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1단계 과제 - 신문 베껴 쓰기와 신문 정독하기 - 를 병행하여 계속 진행해야 한다. 3단계(3개월차)는 실전 글쓰기하는 단계로, 테마 또는 이슈 있는 주제를 찾아 자신의 창의력을 발휘하여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2단계 과제 - 신문 베껴 쓰기, 정독하기, 리라이팅하기’를 병행하여 계속하도록 해야 한다.
필통 90일 작전은 뼈대가 튼튼한 신문기사를 철저하게 벤치마킹하고, 글의 구조를 체득함으로써, 점진적으로 글쓰기 수준을 높여가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같이 학습하여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지만, ‘베껴 쓰기’와 ‘리라이팅’은 신입 기자들이 처음 글쓰기를 배울 때 실천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일정 부분 검증된 학습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의 가치를 높이는 비즈 라이팅
글은 작게 보면 개인의 지식 및 정보 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게 하지만, 넓게 보면 대인관계의 커뮤니케이션과 문학의 저변확대, 국가의 지식기반산업 육성이라는 큰 씨앗의 역할을 한다. 글쓰기나 글짓기는 초등학교 때나 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으로 고객을 사랑한다면, 기업과 종사자들이 다시 글쓰기를 배워야만 한다. 이것이 우리나라를 정보대국으로 만들고 지식강국으로 만드는 길이다.
보다 정확하고, 보다 사실적이고, 보다 멋스러운 글을 쓰고자 한다면 누구보다도 부지런해야 한다. 일단 펜을 잡은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독자에 대한 예의다. 소설가 이외수 씨를 인터뷰했을 때의 일이다. 그의 부인은 그를 ‘마침표 하나 찍는 데 4년 걸리는 사람’이라고 했다. 언뜻 들으면 그가 상당히 게으른 사람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으나, 이외수 씨의 ‘마침표 4년’은 고민의 시간이다.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마침표를 찍는 데 4년의 세월을 고심하는 것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알아주는 ‘인터넷 국가’다. 인터넷 붐이 일면서 우리 사회가 크게 달라진 것은 바로 언로가 확대되었다는 점이다. 언로의 확대에 힘입어 인터넷은 그야말로 여론의 집합장이 되었다. 이렇게 언로가 확대되면서 우리의 언어생활은 그야말로 180도로 확 바뀌어버렸다. 과거 ‘말하기’에 집중했던 우리의 커뮤니케이션 문화는, 인터넷 발달 이후 ‘글쓰기’로 대체되어 버렸다. 또 글 쓰는 문화가 늘어나면서 잘못 양산된 글들도 덩달아 늘어났다. 이것은 곧 커뮤니케이션의 오류이기도 하다. 신세대들 위주로 알 수 없는 특수문자들이 난무하기 시작하면서 우리의 언어생활은 전통적으로 사용되던 문자와 전혀 다른 모양의 ‘외계문자’로 나누어졌다.
외래어는 물론이고 기타 ‘괴기문자’들도 모두 언어의 큰 틀 안에 있음은 분명하고, 누구든지 이들 언어를 자유롭게 선택하고 사용할 권리도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언어 예절’과 ‘기본’에 대한 것을 지적하고 싶다. 즉 언어는 때와 장소, 대상을 가려 사용해야 하고, 이것에 따라 선택할 언어의 종류와 수준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글 쓰는 문화가 과거에 비해 크게 발전했음에도 걱정과 비판이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나아가 예절에 국한된 문제에 그치지 않고, 의사소통의 오류를 자아내어 정보를 그릇 전달하거나, 정서를 해치는 등의 폐단이 뒤따를 수도 있다.
현실에서 인터넷 등에서는, 유머로 가정된 상황이지만, 실제 욕설이 난무하는 상황을 너무 흔하게 접하게 된다. 우수한 한글과 말, 기타 표현의 수단도 늘고 인터넷과 모바일 등 활용매체도 많아졌지만, 이를 활용하는 언어 수준은 점점 낙후되는 것 같아 씁쓸해진다. 지식사회를 외치는데 지식사회로 갈수록 이런 기본적인 휴먼토킹 예절은 거꾸로 달리는 게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때인 것 같다.
또 현대인들은 어떤 문서를 읽을 때에 절대로 정독하지 않는다. 따라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상대방을 설득해야 하는 것일수록, 전달력이 강한 키워드를 찾아 내세워야만 한다. 핵심을 짚어낸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물론 이론적으로 검증된 나름의 접근법이 있다. 하지만 보고서 등의 문안을 작성할 때마다 매번 이처럼 포괄적이고 규칙적으로 접근할 수는 없다. 이보다는 유명한 서화가가 일필휘지를 하는 것처럼 경험칙에 의한 노련미와 스킬을 몸에 베게 하는 것이 좋다.
방법은 일정한 훈련을 지속하면 어느 순간부터 핵심 키워드를 찾아내는 직감력이 생기는데, 이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면 된다. 필자는 이러한 핵심 키워드를 찾아내고 표현하는 데 있어 매우 적절한 훈련수단 중 하나가 기업광고라고 생각한다. 특히 기업이 회사의 이미지와 아이덴티티를 적절히 배합하면서 제품을 노출시키는 기법은 많은 라이터들에게 매우 유용한 훈련수단이다. 라이팅에 있어 핵심 키워드를 찾고, 이를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것은 한 컷의 로고를 그리는 작업과 같다. 핵심 키워드는 이러한 로고를 그리기 위한 밑구상에 해당되며, 중심 주제어가 된다. 따라서 신문은 보고서와 제안서 작성에 시달리는 비즈니스맨들이 돈 안 들이고 라이팅 스킬을 배울 수 있는 교과서라 할 만하다.
인터넷은 우리 사회를 디지털로 발전시키는 하였지만, 건전한 글쓰기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는 오히려 많은 부분에서 악영향을 초래하였다. 각종 보고서와 분석자료, 프리젠테이션 자료 등이 짜깁기, 베끼기로 범람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글쓰기에 있어 짜깁기, 베끼기는 생각보다 매우 심각한 수준에 있다. 심지어 작가와 기자들도 인터넷을 통해 상당 부분을 짜깁기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우리는 어떤 지식을 받아들여야 하고, 어떤 창작물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짜깁기와 베끼기는 검증되지 않는 지식을 만들어내는 것과 같다. 이는 보통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현실이 하루 빨리 개선되어야 하겠지만, 적어도 이것을 구분할 줄은 알아야 한다. 이것이 올바른 글쓰기 문화를 만드는 길이고, 건전한 지식사회를 만드는 길이다. 글쓰기에 있어 베끼기, 짜깁기가 더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이것은 스스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행위이다. 아울러 타인의 정서를 해치는 것이기도 하다.
한편, 메모는 글쟁이들에게 글의 재료를 준비시키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때문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메모의 목적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중요한 것은 그것이 훌륭한 아이디어가 되고 재산이 되며, 활용의 대상이 된다는 점이다.
또 필자는 그 동안 과학기술 분야의 공무원과 민간업체 개발자, IT업체에 몸담고 있는 기술자들을 만나오면서, 그들이 심각한 커뮤니케이션 오류를 지나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들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결론을 도출해 내는 데 있어 매우 도식적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이는 매우 경직된 것이어서 부드럽게 커뮤니케이션을 하고자 하는 상대방과의 대화 단절로 이어지곤 했다. 기술은 기획과 마케팅 등 다른 부문과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야 하고, 좋든 싫든 타 분야의 담당자들과 의견 조율을 해가며 기술을 구현할 수밖에 없다. 만약 잘못된 의견 조율과 커뮤니케이션으로 엉뚱한 결론이 도출된다면, 큰 손실과 시간의 낭비를 초래하고, 기업의 업무 효율 저하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사회는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러한 현실에 적절하게 대응하려면 융통성 있는 사고와 행동이 필요하다.
인터넷과 네트워크의 발달로 우리는 호화판 커뮤니케이션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빠르고 편리한 것만 찾았지, 충분한 대화와 커뮤니케이션의 오류에는 관심을 잘 갖지 않는다. 직장 상사나 동료와의 관계에서, 가족과의 관계에서, 연인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오류를 줄이는 작업을 서둘러 봄이 어떨까? 분명 삶의 오류뿐 아니라 생산성을 높이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업무상 무수히 많은 이메일을 주고받지만, 많은 이들이 본인이 의식하지 못하는 라이팅 오류들을 남발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의외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나 전달받은 내용의 ‘핵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거나, 또는 사소한 글쓰기 실수로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끝으로 메일을 사용하면서, 이런 오류를 예방하고, 의미 전달을 명확하게 할 수 있는 방법 세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복문보다 단문 위주로 쓴다. 둘째, 핵심 내용을 맨 앞에 쓴다. 셋째, 기승전결 또는 시작 - 중간 - 끝의 순서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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