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이것은 조금 전까지 나를 눈 뜰 수도 잠들 수도 없게 만든 한 악몽에 관한 기록이다.
여느 꿈들과 마찬가지로 두서없이 시작되고,
밑도 끝도 없이 전개되며,
갑자기 끝이난다.
이 글을 적는 지금도 점점 기억이 희미해져 간다.
누가 현관문을 두드린다.
열어보니 어느 작고 귀여운 여자가 한 명 서있는데 하얀 색 블라우스에 붉은 색 체크무늬 치마 교복을 입고 있는 걸로 봐서 학생인듯하다.
옆 집 사람인데 망치를 빌려 달라고 한다.
나는 없다고 둘러댄다.
내일 오겠다며 돌아간다.
시간이 흘러 가족들이 모여든 시간이다.
나의 피부는 울긋불긋 엉망이 되어 있다.
목 아랫 부분에는 석류 끝 부분처럼 밖으로 벌어진 상처가 나있다.
이런 사건이 두세번 정도 반복된다.
옆 방에서 낯선 책들을 발견하고는 (고등학생용 형광색 책들이 시리즈로 놓여 있었다) 그 사이에서 처음 본 주소를 하나 찾았다.
그 여자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다시 문을 두드리며 망치를 빌려 달란다.
나는 방문 뒤에 숨어 있고 어머니가 들어오라고 했다.
그 여자가 나를 찾으며 방문을 열고 들어올 때 잽싸게 붙잡았다.
넌 누구냐고 다그쳤더니 그 여자는 문짝으로 변해있었다.
나는 톱을 꺼내들고 조금씩 켜기 시작했다.
그러자 어느새 다시 사람의 형상으로 변하더니
뾰족한 볼펜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났다.
잠시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
반응형
'短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아 (0) | 2012.07.21 |
---|---|
더운 여름 어느 비 내리는 날 새벽의 단상 (0) | 2012.07.05 |
굴러 들어온 복을 발로 차버린 것이 누구이더냐? (0) | 2012.06.22 |
너는 꽃이다. (0) | 2012.06.21 |
다시 잠들고 싶다. (0) | 2012.06.15 |